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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ID

ICSID 중재의 관할에 대해서는 ICSID협약 제25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동 조에 따르면, ICSID의 관할권은 분쟁당사자가 ICSID에 회부할 것을 서면상으로 동의한 분쟁으로써 협약 체약국과 타방체약국 국민 간의 투자로부터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법률상 분쟁에 미친다고 되어 있습니다. 먼저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즉, 당사자적격에 관해 살펴 보겠습니다.

당사자 적격

일반 상사중재(commercial arbitration)의 경우 중재절차의 당사자는 해당 계약의 당사자이면 충분하고 달리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ICSID 중재의 경우에는 협약 규정에 따라 '일방당사자는 체약국이거나 또는 그 하부조직(constituent subdivision), 기관(agency)이어야 하고, 상대방은 다른 체약국의 국민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분쟁당사자가 모두 체약국이거나 또는 모두 투자자인 경우에는 ICSID의 관할이 미치지 않아 중재신청은 접수가 거부됩니다.

1) 체약국

각 국가는 ICSID 협약을 비준함으로써 체약국이 됩니다. 협약 제68조에 따라 협약 비준서를 ICSID에 기탁한 날로부터 30일이 경과하면 체약국 지위를 얻게 됩니다. 또한 협약 제71조에 따라 ICSID에 서면 고지를 하여 협약에서 탈퇴할 수 있습니다. 협약의 체약국이 아닌 경우에도 국가는 ICSID 중재에 동의를 할 수 있으나 추후 협약의 체약국이 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중재동의가 효력을 갖게 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 ICSID는 당해 중재신청에 대해 관할권을 갖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144개국이 협약에 가입하였습니다.

2) 체약국의 하부조직 또는 기관

국가는 중앙정부 기관이나 별도의 실체(entity)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거나 사업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실체에는 지방정부, 정부의 공공기관 등이 포함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러한 공공기관 등과 투자계약을 맺는 경우 동계약서 안에 ICSID 중재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관련하여 중재절차에서 당사자적격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외국인투자자가 계약상대방으로 하고 있는 공공기관 등이 ICSID 협약상 체약국으로서의 지위를 갖는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 때문에 협약 제25조 제3항에서는 체약국으로 하여 ICSID의 관할대상이 되는 자국의 정부조직이나 기관을 지정하여 ICSID 사무국에 통보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지정과 통보가 있어야 비로소 ICSID는 당해 기관에 대해 관할권을 갖습니다. 이를 통해 체약국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그들의 계약상대방이 ICSID의 관할이 미치는 기관임을 확인시켜 주게 됩니다. ICSID 사무국에의 이러한 지정 및 통보는 당해 기관이 체약국의 하부조직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3) 다른 체약국의 국민

협약에 따르면 투자자는 다른 체약국의 '국민'이어야만 합니다(협약 제25조 제2항). 여기서의 '국민'에는 자연인( 自然人)과 법인(法人)이 모두 포함됩니다. 자연인에 대하여 협약에서는 분쟁을 중재에 회부하기로 동의한 날 및 중재신청이 등록된 날에, 분쟁당사국 이외의 체약국 국적을 갖고 있을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분쟁당사국의 국민은 ICSID의 관할에서 제외합니다. 이는 협약의 목적이 외국인 투자자와 투자유치국 간의 분쟁해결을 통해 투자유치국으로부터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당연한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와 그 자국민 간의 법적 분쟁은 당해 국가의 주권사항이므로, 그 국가의 국내법원에서 해결되어야 하며 국제절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도 당연한 규정입니다. 둘째, 그러한 이상 분쟁당사국과 다른 체약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도 ICSID의 관할에서 배제됩니다.

4) 현지법인의 경우

법인에 대하여 협약에서는 「양 당사자가 분쟁을 중재에 회부하기로 동의한 날에 분쟁당사국 이외의 국적을 갖고 있던 법인 및 그 일자에 분쟁당사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던 법인으로, 이를 외국인이 지배(foreign control)하고 있기 때문에 양 당사자가 본 협약의 적용상 다른 체약국의 국민으로 간주할 것에 합의한 법인」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투자유치국의 국적을 갖고 있는 현지법인이 ICSID 중재의 당사자적격을 갖는지 여부입니다. 투자유치국이 외국회사로 하여금 현지법인의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협약 제25조 제2항에서는 '외국인의 지배'를 이유로 투자유치국 국적을 가진 기업을 다른 체약국의 국민으로 취급하기로 당사자들이 합의한 경우에는, 요구되는 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먼저 현지법인을 신청인으로 하여 중재를 신청하는 경우 신청인은 당해 법인을 외국국적의 회사로 간주하기로 당사자간에 합의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다만 협약에서는 이러한 사실의 입증에 별도의 형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Amco v. Indonesia' 중재사건에서 피신청인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신이 ICSID 중재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며 관할권에 대해 항변하였으나, 중재판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투자계약서 상에서 신청인 회사를 '외국상사'로 지칭한 점에서 이를 외국인이 지배하는 외국회사로 합의(동의)했음이 인정된다며 신청인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당사자의 중재합의(동의)

분쟁을 ICSID 중재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쟁당사자들이 당해 사건을 ICSID에 회부하기로 서면상 동의해야 합니다.

1) 계약서에 중재조항 삽입

당사자들이 ICSID 중재관할에 합의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당해 투자계약서에 중재조항을 삽입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경우 명시적인 중재조항이 있기 때문에 중재합의 존부에 대한 다툼이 생길 소지는 없으며 다만 그 적용 범위에 대한 다툼은 있을 수 있습니다.

2) 국내 법률의 규정

투자유치국이 외국투자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의 법령상 ICSID 중재를 규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법령이 반드시 별개의 독립된 법률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법 또는 세법 등에 외국인투자 관련 규정을 두는 나라도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국내 법률이 중재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중재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실제 외국투자자가 중재절차를 개시함으로써 효력을 갖게 됩니다. 외국인투자 관련 국내법에 이러한 중재합의의 범위 즉, 중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Tradex v. Albania' 사건에서 계약의 준거법 이었던 알바니아 외국인투자법에서는 ICSID에 중재신청 할 수 있는 대상을 제한하여 수용(expropriation), 차별대우(discrimination)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인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3) 투자협정상의 중재조항

전술한 계약상의 중재합의 및 국내법률상의 ICSID 중재합의 방식 외에 양자간 및 다자간 투자협정 등에 ICSID 중재회부에 대한 규정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래 ICSID에 접수되는 중재사건 대부분은 이러한 BIT 상의 중재관할에 대한 규정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BIT상의 분쟁해결조항은 복수의 절차를 선택적으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투자 유치국의 국내법원에 제소할 것인지 ICSID 또는 UNCITRAL 중재규칙에 따른 임의중재(ad hoc arbitration)로 갈 것인지 를 분쟁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중재합의(동의)가 어느 시점에 효력을 갖는가입니다. NAFTA 제11장 제1121조에서는 중재합의의 요건과 관련하여 "중재합의는 서면으로 작성하여 분쟁당사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며 또한 중재요청서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NAFTA에 근거하여 중재신청한 'Ethyl Corporation v. Canada' 사건에서 중재판정부는 "신청인 Ethyl사는 중재절차를 개시함으로써 본 중재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행위 즉, 중재신청은 그 자체로 당해 중재에 대한 동의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렇듯 중재조항의 효력은 실제 외국인 투자자가 당해 분쟁을 중재 신청하는 시점에 효력을 갖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추후 별도의 요식행위(합의)가 요구되지는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법률상의 분쟁

협약 제25조에서는 우선 ICSID 중재에 회부할 수 있는 분쟁의 대상을 법률상의 분쟁(legal disputes)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선 법률상의 분쟁만이 ICSID 중재절차에 회부될 수 있다고 하는 요건은, ICSID 협약이 투자계약 및 투자관련 국내법규에 비추어 동 계약에 규정된 각 당사자의 권리, 의무에 관한 분쟁에 국한하여 적용됨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인정되어 온 '법률상 분쟁'의 유형으로는 a) 공용징수나 국유화(nationalization)를 포함한 투자계약 및 관련입법의 해석이나 계약의 종료, 법률상의 의무위반으로 발생하는 보상의 범위에 관한 분쟁(국유화, 몰수와 관련된 분쟁), b) 불가항력이나 면책사유와 관련한 분쟁을 포함한 계약상의 의무불이행, c) 안정화조항(stabilization clause)의 위반 등이 있습니다.

반면,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재교섭과 같은, 이해관계의 충돌(conflicts of interests)에 관한 분쟁은 일반적으로 ICSID 협약의 적용범위에 속하지 않습니다. 즉, 상업상 및 경제상의 이익과 같은 단순한 이익의 충돌과 관련된 분쟁은 ICSID에 회부할 수 없습니다. 또한 회계나 사실조사와 같은, 사실상의 분쟁에 대해서도 협약은 적용되지 않아 당사자는 이러한 분쟁을 ICSID에 중재 신청할 수 없습니다.

투자에서 직접 발생한 분쟁

협약에서는 중재신청의 대상이 된 분쟁이 투자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arising directly) 분쟁일 것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당해 투자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지 않는 부수적인(peripherally) 청구는 협약의 관할이 미치지 않습니다. '직접적(directly)'이라는 의미는 투자와 당해 분쟁과의 관련성을 의미하며 당해 분쟁의 성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이러한 '직접성'은 당해 투자가 외국의 직접투자(direct foreign investment)일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ICSID 협약 제정당시의 주석서에서는, '직접성'이란 당해 분쟁이 투자와 합리적으로 밀접한 관련(reasonably closely connected to)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여 이러한 요건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ICSID 관할의 확대

ICSID의 관할이 체약국과 다른 체약국 국민 간의 투자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법률상의 분쟁에만 국한된다고 함은 협약 제25조 제1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당사자 중 하나가 협약의 비체약국이거나 비체약국의 국민인 경우 즉, '체약국의 국민 대 비체약국 간의 분쟁' 또는 '체약국 대 비체약국 국민 간의 분쟁'에는 협약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요한 자본수입국인 브라질과 멕시코 등을 포함한 라틴아메리카의 상당수 국가들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협약 체약국의 민간투자자들은, 이들 국가가 아직 협약의 체약국이 아니기 때문에 ICSID 중재제도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투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아니한 분쟁이나 기술적, 금융적 또는 정치적 성격을 가진 사실확인에 관한 분쟁 등을 비롯한 비법률적 성격의 분쟁에는 협약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한된 관할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ICSID는 1978년 Additional Facility Rules를 제정하였습니다.

Additional Facility Rules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ICSID의 인적관할이 확대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Additional Facility Rules 제2조 (a)항은 분쟁당사자인 국가 또는 분쟁당사자의 소속국가 중에 하나가 비체약국이기 때문에 ICSID의 관할에 속하지 아니하게 된 분쟁에 대해서도, 사무국이 동 규칙에 따라 중재절차를 수행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투자유치국이 ICSID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거나, 투자자가 협약의 비체약국 국민이더라도 분쟁 당사자 중 일방이 협약상의 관할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당해 분쟁을 ICSID에 회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Additional Facility Rules에 따른 절차라 할지라도, 협약에 따른 절차와 마찬가지로 '국가와 외국투자자 간의 분쟁에만 적용된다'는 요건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ICSID 사무국은 당해 분쟁이 '투자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ICSID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 법률상의 분쟁에 대해서도 중재절차를 수행할 권한을 가집니다(제2조 (b)항). 즉, 협약 제25조 제1항에서 규정한 물적 관할에서 '투자'가 문제되는 경우가 아니라도, 또는 법률상의 분쟁이 아닌 사실조사(Fact-Finding)에 관한 분쟁이라는 이유로 ICSID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 분쟁 역시 처리할 수 있게 되어(제2조(c)항) 결과적으로 물적관할이 확대되었습니다.

Additional Facility Rules는 협약 제25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분쟁을 위해 마련된 것이며, 때문에 협약의 규정은 Additional Facility Rules에는 적용되지 않아 양자는 서로 경합적인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인 관계로 보아야 합니다. Additional Facility제도는 단지 이차적인 효력을 갖고, ICSID 관할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그 시설 및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협약상 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에 관한 규정이 Additional Facility Rules에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결국 이는 형식적인 면에서 ICC(국제상업회의소) 중재규칙이나 UNCITRAL 중재규칙에 따른 중재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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